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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을 리뷰합니다
‘대장주’ 삼성전자 매수 타이밍? 시장 낙관하면 안 되는 이유 본문
“대장주는 우릴 실망시키지 않는다!”
얼마 전 한 투자회사에 다니는 5년 차 대리가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대장주' 몇몇에 투자했다며
괜찮은 기업 리스트를 쭉 훑었습니다.
투자회사 직원이 "꼭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 있게
기업들의 명단을 말하자, 주변 사람들도 너도나도
해당 기업들의 이름을 받아 적어갔습니다.
과연 대장주의 불패신화는 사실일까요?
실제 ‘개미’들은 오랜 기간 이 말을 신봉해 왔습니다.
물론 대한민국 주식 역사상,
대기업들이 크게 무너진 적은 드뭅니다.
대장주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의
가치는 분명 오름세를 보여왔죠.
그중에서도 코스피를 이끄는 대장주는 단연 삼성전자입니다.
주식시장 내 삼성전자 비중도
30%를 훌쩍 넘겼습니다. 주식하는 사람 치고
삼성전자에 관심 한 번 안 가져본 사람도
찾기 어렵습니다. 매년 매출을 늘리면서,
그 어떤 리스크도 그룹의 가치를 깎아내리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었다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은 셈이죠.
그래서 경기가 바닥을 친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다시금 대장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주식시장이 고꾸라지자, 이때를 오히려
‘주식 몰빵’의 기회로 삼는 투자자들도
분명 늘었습니다. 주 타깃은 역시 삼성전자였죠.
과연, 삼성전자는 개미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윳돈 장기투자는 모를까.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이릅니다.
삼성전자가 과거처럼 탄탄대로를 걷기엔
앞에 놓인 장애물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삼성전자, 불패 신화는 없었다
삼성전자가 훌쩍 큰 시기를 말하자면
1994년 반도체 호황기를 말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집집마다 PC 보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때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발판 삼아
우리 기업으로 최초로 조 단위의 이익을 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호재 뒤에 찾아옵니다.
불과 2년 뒤, 반도체 가격은 98%나 급락합니다.
이 탓에 반도체 기업의 이익은 적자 전환.
당시 삼성은 반도체 호황을 발판 삼아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패착이었죠.
2000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믿었던 IT가 버블 논란 끝에 붕괴됐죠.
당시 끝까지 버티며 40만 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단 4개월 만에
12만 원으로 말 그대로 추락합니다.
고점 대비 60% 넘게 하락하면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을 울렸죠.
이처럼 대장주 삼성전자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눈물을 먹고 자랐습니다.
반대로 때론(대부분은) 투자자들에게
함박웃음을 안겨주었는데, 이 모든 이유는
결국 ‘반도체’였습니다.
최근 PC 보급에 더해 아마존 같은 대기업들이
대규모 서버를 증설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반대로 공급하는
기업은 수요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재고가 쌓일 리 없으니, 반도체를 파는 기업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어렵지 않아 졌습니다.
#묻자! 그래서 삼성전자는 과거보다 잘 나갈까?
다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의 간단한 원리인데요.
‘업황’이 ‘기업의 가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분명 시장 상황이 좋으면
기업에 대한 기대치도 오르기 마련이지만,
100% 개런티란 없는 법이죠.
쉽게 말해, 어느 골목시장에 ‘유명 맛집’이
하나 있다고 칩시다.
맛집이 자리한 골목 상권엔 늘 사람이 많고,
그래서 그 맛집은 늘 장사가 잘돼 보입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그 집의 장부가 그래서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지는,
장부를 까 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잘 팔린다고 해서, 그걸 기업의
성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결국 '간판'과 '문 앞 상황'에 속아 투자를
단행했다간 패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착시효과죠.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전자가
정말 예년에 비해, 앞으로의 전망이 좋을까?
라고 질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례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018년 3분기까지
분기별 12조~15조 원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과연 올해 전망이 그 정도에 근접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당시 이익치를 올해 상회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1위인
대만 TSMC는 올 1분기(1~3월) 호실적을 기록하며
2위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벌렸습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힌 삼성전자가 좀처럼 시스템 반도체
매출을 높이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6조 7900억 원을 올렸습니다.
이 중 메모리 부문 매출이 13조 1800억 원입니다.
비(非) 메모리인 시스템 반도체 매출은 3조 6100억 원.
이는 2018년 4분기 3조 2500억 원에서 11% 늘어났지만,
2019년 3분기 4조 3300억 원에선 16.6% 줄어든 수치입니다.
TSMC가 지난해 3분기에서 올해 1분기까지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스템 반도체 매출이 역으로 줄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19 여파가 2분기부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잿빛 전망도 나옵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은
앞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다음 달, 혹은
올해 삼성전자 단기투자로
재미를 보려는 개미들이 있다면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반드시 숙지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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