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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 매수 타이밍? 기회일까 위기일까

Journalist.P 2020. 4. 14. 18:49

‘승자의 저주’ 일까요?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변수는 다름 아닌 전염병.

코로나 19로 아시아나항공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모빌리티 그룹 도약”을 외쳤지만
감염병 사태로 시장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습니다.

과연, 아시아나항공은 현대산업개발의
‘독’일까요. 혹은 한겨울에 아직
피지 못한 ‘꽃’인 걸까요?


#산업은행 도움 없으면, 살 길 안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

당장 HDC현대산업개발이 놓인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아니, 어찌 보면 정말 최악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해 11월과는 판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시장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탄탄한 자금력을 앞세워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열어놓고 보니 아시아나항공의
‘곳간 사정’이 예상보다도 좋지 못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마저
겹치면서 사실상 바닥을 기어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만
4437억 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코로나 19로
전 세계 하늘길도 꽉 막혔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넷째주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95.5% 추락했습니다.
지난 3월29일부터 4월 4일까지 김포 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환승객 포함)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항공업계의 특성상, 고정비용이 굉장히
크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존버’하기에는 회사가
당장 갚아야 하는 이자부담 등이 너무 막대합니다.
달마다 항공기 임차 비용 등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정비를 충당해야 하는 구조죠.
결국 현금이 돌지 않으면 매달 빚 독촉에 시달리는
산업이 바로 항공업입니다.

최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다시금 확산세로 돌아서며
장기화할 경우, 항공회사는 금세 무너질 수 있습니다.
초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예외는 아닙니다.
회사 사이즈가 큰 만큼 고정비가 크고, 이 탓에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앞으로 버텨낼 최장 기간이 2달 안팎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아시아나항공, ‘폐업 시나리오’로 흐를 가능성은

HDC현대산업개발이 항공사 인수를 추진한 이유는
쉽게 말해 ‘땅’이 얼어붙으면
‘하늘’에서 살 길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주택 시장 불황을 대비하려는 전략이었죠.
항공산업 진출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호텔·면세점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칫 아시아나항공을 무리하게 품다가는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가뜩이나 경기 불황이 심화하는 가운데,
빚더미 회사까지 떠안을 경우
계열사들이 도미노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땅도 막히고 하늘도 막히면? 그룹사로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어지는 셈이죠.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3000억 원의 단기 차입금 증가를
결정했다고 4월 7일 공시한 상태입니다.
차입금 상환 및 운영 자금 목적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차입금 증가 결정으로
산업은행이 지난해 지원한 1조6000억원을
모두 소진하게 됐습니다.

물론 항공업의 특성상, 빠르게 꺼진 수요가
다시 또 빠르게 회복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만된다면,
언제든 여행을 떠날 관광객들이 줄을 섰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봄과 여름이
관광특수이기에, 이때 어느 정도 업황만 회복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재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엔
코로나 19 사태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상황입니다.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죠.

결국 항공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항공업 지원에 나서지 않는 이상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현재 정부의 지원의 지도 확고합니다.
6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공개서한을 통해
"정부도 항공 산업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관계부처와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결국 인수하려는 기업도, 바라보는 정부도 
아시아나항공의 회생을 원하고 있기에,
아시아나항공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가능성을 그리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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